속도·상향폭 등 신중히 접근해야
국토교통부 로드맵에 따르면, 2021년 68.6%인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반영률)은 2028년 90%까지 올라간다. 공시가격이 시세보다 너무 낮아 제대로 된 세금 부과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정부의 명분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집값 폭등으로 인한 부담을 온전히 국민에게 전가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며 “어려움에 처한 민생경제를 고려해 공시가격 관련 제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올해 공시가격을 2020년 수준으로 되돌리겠다는 계획이다. 문재인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정책으로 공시가격이 급등하면서 보유세 부담이 커지자 다주택자는 물론 1주택자들 사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 바 있다.
전문가들은 공시가격 현실화로 조세 부담이 임대료에 전가되면서 주택시장에 불안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속도와 상향 폭에 대해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물가 상승률이나 경제 상황을 고려해 연동해야 하는데 기간을 미리 정해놓고 시세의 90%까지 올려야 한다는 목표치 때문에 현실을 외면한 정책이 돼버렸다”며 “차기 정부에서는 이를 전체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이라고 말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취지는 공감한다”면서도 “집값 폭등으로 종부세, 재산세 등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까지 올린다는 건 현실화 당위성을 떠나 납세자 세금 부담 문제가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공시가격이 재산세와 종부세 등 각종 보유세 기준이 되는 만큼 이를 둘러싼 논란은 앞으로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급격한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주민 민원은 지자체에서 떠안는 것이 현실인데, 국토부는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을 고수하니 서로 상충하고 있다”며 “차기 정부에서는 현실적인 유연성을 발휘하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