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절반이 해외, 강달러에 손실 커
알파벳, 매출과 순이익 모두 전망치 하회
유튜브 광고 매출 사상 첫 감소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의 성장세가 뚜렷하게 둔화하면서 경기침체 엄습을 예고하고 있다. 기업들은 인력을 줄이는 등 비용 절감을 통해 경기침체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25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는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한 501억2200만 달러(약 72조 원)라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는 웃돌았지만, 증가율은 최근 5년 내 최저였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전년보다 14% 감소한 175억56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사업별로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애저’ 매출과 기업용 ‘오피스 365’ 매출은 각각 35%, 11% 증가했지만, PC 매출과 게임 매출은 각각 15%, 3% 감소했다.
특히 MS는 매출의 절반을 미국 밖에서 거둬들이는 만큼 강달러로 인한 환율 피해가 컸다. 시장조사 기관 팩트셋은 환율 영향을 배제하면 애저 매출 증가율이 42%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구글 모기업 알파벳은 시장 전망에도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했다. 알파벳의 3분기 매출은 6% 증가한 690억9200만 달러, 순이익은 27% 감소한 139억1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문가 예상치 705억8000만 달러에 못 미쳤고 주당순이익(EPS)은 1.06달러로 역시 시장 전망 1.25달러를 밑돌았다. 또 매출 증가율은 9분기 만에 가장 낮았다.
특히 유튜브 광고 매출이 2% 감소하며 투자자들의 불안을 고조시켰다. 알파벳은 2019년 4분기부터 유튜브 광고의 분기 매출을 공개하고 있는데, 매출이 감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주요 애널리스트들은 유튜브 광고 매출이 3%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인터넷 광고 다음으로 주력 사업인 클라우드 사업은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MS와 알파벳 주가 모두 정규 거래에서는 1%대 상승 마감했지만, 실적 발표 후 시간외거래에서는 6% 이상 급락했다.
주요 빅테크의 실적 부진은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실제로 두 기업 최고경영자(CEO) 모두 이날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 같은 우려를 전하며 비용 절감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경제 흐름이 MS의 소비자 사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우리는 지금의 환경에서 고객들이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동시에 비용 구조를 관리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구글은 운영비 증가를 억제하는 데 집중함에 따라 4분기 충원 인력이 3분기보다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며 “채용 속도를 늦추려는 우리의 조치는 내년 더 뚜렷해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