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창] 벨라루스 대통령 위중설, 배후엔 러시아?

입력 2023-05-18 13:52수정 2024-10-23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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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셴코 대통령, 건강 이상 감지
우크라 국제정치 전문가 스마트 박사, 벨라루스 반체제 인사 라투슈카 인터뷰
“러시아, 국익 위해 루카셴코 암살할 가능성”
vs “바이러스 감염, 치명적 상태 아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9일 러시아 전승절 기념 행사를 참관하고 있다. 모스크바/AFP연합뉴스
이번 주 유럽에선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위중설과 사망설이 화제였다. 9일 러시아 전승절 당시 식이 끝나자마자 바로 자리를 뜨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주최한 오찬에도 불참하면서 그를 두고 건강 이상설이 돈 것이다. 그로부터 6일 만인 15일 루카셴코 대통령은 다시 공식 석상에 등장했지만, 어색한 표정과 붕대 감은 손 등으로 의문을 남겼다.

이와 관련해 본지는 18일 동유럽 전문가들에게 위중설 진위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 전문가들조차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제이슨 제이 스마트 박사. 출처 제이슨 스마트 공식 홈페이지
국제정치 전문가이자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포스트에 몸담은 제이슨 제이 스마트 정치학 박사는 “루카셴코 대통령의 건강 악화가 자연스러운 것인지 러시아에 의한 것인지 알 길은 없다”면서도 “러시아가 국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할 경우 루카셴코 대통령을 죽일 수 있다는 건 전적으로 현실적인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루카셴코 대통령이 죽으면 러시아는 벨라루스 군대와 군사 기술을 더 쉽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또한 벨라루스를 러시아 영토로 흡수할 수 있고, 이는 현재까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지고 있는 푸틴 대통령에게 ‘승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대표적인 친러 인사로 알려졌지만,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선 여러 이야기가 나온다. 특히 루카셴코 대통령이 러시아가 원하는 만큼 전쟁에 발을 깊이 들이지 않고 있다는 일부 시선들은 스마트 박사의 주장에 힘을 보탠다.

스마트 박사는 지난해 11월 갑작스럽게 사망한 블라디미르 마케이 벨라루스 외무장관 배후에도 러시아가 있다고 주장했다. 고인은 루카셴코 대통령의 측근이면서도 생전 러시아의 영토 확장을 경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스마트 박사는 “마케이는 벨라루스가 서방과 관계를 강화하길 바랐다”며 “러시아는 자신들의 계획에 맞서려는 사람들에 대한 본보기로 마케이를 살해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벨라루스 반체제 인사 파벨 라투시카가 2021년 8월 2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바르샤바/AP뉴시스
반면 전직 벨라루스 문화부 장관이자 반체제 인사인 파벨 라투슈카는 러시아가 개입했을 가능성을 작게 봤다. 그는 “우리 소식통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심장 합병증을 동반한 심각한 바이러스에 감염됐지만, 치명적이진 않은 상태”라며 “그가 러시아 비밀기관에 의해 독살될 것이라는 시나리오는 현실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라투슈카는 “현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이 벨라루스 내부 불안정으로부터 얻는 이익은 없다”며 “벨라루스가 친러 정책을 추구하는 교두보인 이상 푸틴 대통령이 자신의 의지를 충실히 수행하는 루카셴코 대통령을 교체할 이유는 없다”고 짚었다.

▲공식 일정을 재개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15일 왼손에 붕대를 감은 채 보고를 받고 있다. 민스크/타스연합뉴스
EU도 현 상황을 인지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언급은 피하고 있다. 피터 스타노 EU 외교안보정책 수석 대변인은 본지에 “루카셴코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추측하는 건 우리 일이 아니다”라며 “그는 우크라이나에서의 불법 전쟁뿐 아니라 정세를 불안하게 하는 다른 활동에서도 벨라루스를 러시아의 속국으로 만들며 주권을 포기한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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