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로부터 5만4300원 받았다고 했지만…복지부‧심평원 “사실무근”
올해 흑자에 도전하는 제이엘케이가 악재를 만났다. 보건복지부가 뇌졸중 유형 판별 솔루션 ‘JBS-01K’의 수가를 1만8100원으로 책정하면서다. 이는 당초 회사가 제시한 8만 원보다 5배, 지난해 10월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았다는 수가 5만4300원보다 3배 낮다.
30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열린 제4차 디지털의료전문평가위원회에서 제이엘케이의 인공지능(AI) 기반 허혈성 뇌졸중 유형 판별 솔루션 ‘JBS-01K’ 수가를 1만8100원으로 결정했다.
디지털의료전문평가위원회는 “해당 기술의 결과만으로 뇌경색 여부와 유형을 완전히 신뢰할 수준으로 판별할 수 없어 가치 입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렸다. 이어 “현재까지 허혈성 뇌경색의 유형이 뇌경색 치료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아 임상적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존기술 통합심사·평가 각 항목별 총 점수가 만점 대비 80% 미만인 점과 혁신의료기기 기존기술 평가 결과를 고려해 수가를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제이엘케이는 지난해 10월 복지부가 JBS-01K의 수가를 5만4300원으로 책정했다고 했다. 그러다 지난해 말 1만8100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회사 측에 따르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서 책정한 수가로 11월부터 2개월간 처방했고, 이달부터 바뀐 수가로 처방됐다.
하지만 본지 취재 결과 제이엘케이가 지난해 10월 건정심에서 받은 JBS-01K의 수가 5만4300원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제이엘케이는 보도자료를 통해 수차례 복지부로부터 해당 수가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수가를 산정하는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해당 내용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당시 건정심에서는 AI 수가 범위에 대해 논의를 했고, 금액은 구체적으로 고시하지 않았다”며 “기업 측이 제일 높게 받을 수 있는 금액으로 홍보한 것 같다”고 말했다.
건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관계자도 “건정심에서 수가를 5만4300원으로 책정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비급여 여부를 결정했을 뿐이지 구체적인 금액은 정하지 않았다”며 “금액은 이후 디지털의료전문평가위원회와 건정심을 거쳐 최종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수가가 감소하며 올해 목표로 제시한 흑자전환에 빨간불이 켜졌다. 제이엘케이는 올해 손익분기점(BEP)을 80억 원으로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겠다고 피력한 바 있다. 제이엘케이의 지난해 3분 누적 매출액은 14억7000만 원이다. 분기별로 약 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가정했을 때 지난해 매출은 약 20억 원으로 추산할 수 있다. 즉, 회사가 밝힌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려면 작년 매출의 4배 이상을 달성해야 한다.
그러나 수가가 1만8100원으로 결정되면서 불투명해졌다. 심평원에 따르면 2022년 뇌졸중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63만 명에 달한다. 제이엘케이가 수가의 50%를 수취한다고 가정했을 때 회당 9000원씩 과금을 받는다. 이에 따라 모든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JBS-01K 검사를 1회 실시하면 약 56억 원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3회 기준은 약 168억 원이다. 산술적으로 뇌졸중 환자 중 절반 이상이 3회 이상 JBS-01K를 사용해야 BEP 80억 원 맞출 수 있다.
제이엘케이 관계자는 “뇌졸중은 계속 진행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수가를 낮추는 대신 중복처방을 논의하고 있다”며 “의사들은 환자의 뇌 상태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보고 진단하는데 그때마다 우리 제품을 활용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내용이다. 결과적으로 당초 예상한 매출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